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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파리올림픽 D-32.... 친환경 올림픽 되나

2024년 6월 24일 소식지 내용입니다.

 

안녕하세요

세계적 관광지로 각광받는 파리에서 개최될 하계올림픽이 사상 최고 수준의 저탄소, 친환경 올림픽이 될 전망입니다.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야외에서 진행되는 개막식을 비롯하여 시내 곳곳의 관광 명소와 시설을 활용하여 신규 건설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에어컨이 없는 선수촌과 교통, 테러 문제에 대한 우려들도 나오며 너무 무리수를 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726일에 열리는 이번 파리 올림픽이 친환경 올림픽을 표방하고 있다면서?

 

, 배경이 좀 있습니다. 파리 올림픽이 결정된 해가 2016이었습니다. 전 세계가 지구 온도를 좀 낮춰보자고 합심해서 선언했던 파리 기후협약이 채택된 해가 2015이었습니다. 그러니 프랑스 파리 입장에서는 파리가 기후협약의 상징적인 도시가 됐는데, 바로 직후에 파리가 올림픽 개최지까지 선정됐으니 저탄소 친환경 올림픽으로 만들어보면 좋겠다, 이렇게 처음부터 작정하고 시작한 겁니다.

그래서 파리시는 탄소배출을 절반 정도로 줄인 올림픽을 개최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실제로 이런저런 노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통 가장 탄소 배출이 많은 부분이 올림픽 경기를 위해서 경기장 새로 짓는 문제입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경우 올림픽을 위해서 새로 경기장 지은 건물이 12개였습니다. 보통 나라별로 10개 안팎으로 새로 짓는 경우가 많습니다.

 

 

2024 파리 올림픽 경기장 위치(출처:연합뉴스)

 

그런데 이번 파리 올림픽은 새로 지은 경기장이 2개밖에 없습니다. 수영장과 농구장만 새로 짓는 방식이고 나머지 경기장은 최대한 기존 경기장을 이용하거나, 기존 건물을 응용하는 방식으로 하는겁니다. 가령 베르사유궁전 앞의 정원을 개조해서 승마 경기장으로 쓴다거나, 개막식이 열리는 메인 스타디움을 새로 만들지 않고 파리 센 강에서 개막식을 열고, 각국 선수 입장은 요트를 타고 입장하는 식입니다.

, 태권도 펜싱 경기장은 그랑팔레라고 해서, 1900년대에 만국 박람회 때 만들어진 미술관을 개조해 경기장으로 쓰고, 나폴레옹 무덤이 있는 군사박물관을 양궁 경기장으로 쓰기로 했습니다. 이런식으로 기존의 건물들을 최대한 이용하는 방식입니다.

다만 선수촌 아파트는 안 지을 수가 없으니 이건 새로 짓기는 했는데, 이것도 콘크리트가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니 최대한 줄이고 목재를 많이 썼습니다. 지붕에는 태양광 발전을 설치하고, 특히 선수촌 아파트에 에어컨을 아예 설치하지 않았습니다. 전기가 많이 드는 에어컨 대신 지열 냉각장치를 설치해 10도 정도는 낮출 수 있다는게 파리시의 주장입니다.

 

 

지난 2월 촬영된 파리 올림픽 선수촌 주거용 숙박실 내부(출처:연합뉴스)

 

아무리 그래도 7월 하순이 되면 프랑스도 가장 더울 시기입니다. 작년에도 이맘때 40도 가까이 올라가는 폭염이 왔었는데, 올해도 그럴 경우 어떻게 할 거냐, 10도 낮춰도 30도인데 선수들 괜찮겠냐,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이미 있습니다.

각국에서 선수들 냉방 장비를 따로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파리시에서 이번에 워낙 친환경 올림픽을 강조하다 보니 일단 에어컨 없는 선수촌 아파트를 바꿀 생각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것도 도전적인 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건물을 안 짓는 것보다 지은 건물을 어떻게 잘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하겠네....

 

통계에 따르면, 역대 올림픽 개최지에서 건설된 경기장의 평균 15% 이상은 올림픽 이후에 아예 사용이 안 되고 방치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평창 올림픽 경기장들 올림픽이 끝난 이후에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서 계속 방치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파리시도 그런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새로 만드는 수영장과 선수촌을 파리 북동쪽에 있는 생드니라는 지역에 짓습니다. 이 지역이 아프리카 이민자들이 집중적으로 살고 있는 좀 낙후된 지역입니다. 인프라도 부족하고 실업률도 높은 지역인 겁니다.

이 지역에서 대형 수영장과 선수촌을 지어서, 올림픽 이후에는 수영장은 지역 주민들의 체육센터로 쓰고 선수촌도 깨끗한 숙박 시설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왕 건물 짓는거 이후에 가장 잘 쓸만한 지역에 짓겠다는 취지입니다.

 

친환경 하면 좋긴 하나, 과연 계획대로 잘 될지 걱정도 되네....

 

워낙 이번 올림픽을 친환경을 홍보하는 장으로 활용하려다보니 무리수를 두는 경우들이 많은건 사실입니다. 에어컨 없는 선수촌도 그렇고, 철인 3종 경기의 수영이 센 강에서 열리는 것도 그렇습니다. 센 강이 그렇게 깨끗하진 않기 때문에 지난 100년간 수영이 금지된 곳입니다. 최근에 한 시민단체에서 센 강 오염이 너무 심해서 대장균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됐다, 여기서 수영하면 위험하다, 식의 성명서도 발표했습니다.

파리시 입장으로는 환경친화적인 올림픽을 강조하기 위해 센 강이 더러워서 수영을 못 한다고 하면 홍보가 잘 안될 겁니다. 그래서 우리 돈으로 2조원 정도의 막대한 예산을 들여서 대규모 정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많지 않아서 과연 잘될거냐, 중간에 비라도 오면 다시 흙탕물로 변할텐데 괜찮겠느냐, 하는 우려들은 여전히 있습니다.

 

 

4월 잦은 비로 흙탕물이 된 센강의 모습(출처:매일경제)

 

그래서 일각에서는 올림픽이 근본적으로 친환경적인 행사가 되려면 일단 사람들이 한곳으로 모이는 것 자체가 문제아니냐는 지적을 합니다. 올림픽이란걸 어디 한 곳을 정해서 거기서 집중적으로 하라고 하니 기본적으로 건물도 지어야 되고 사람들도 몰리는 것 아니냐는 겁니다.

이번 파리 올림픽은 역설적이게도 역대 최대 관람객이 모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파리가 워낙 유명한 관광지인데다가 지난 도쿄 올림픽이 코로나 팬데믹 때문에 관람객이 없었다는 영향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올림픽에 파리를 찾는 외국인이 1,000만명이 될 거라는 예상이 나옵니다. 지금까지 역대 최대가 800만명이 모인 런던 올림픽이었는데, 그때보다 훨씬 많은 겁니다.

그래서 파리 시민들은 올림픽 때 너무 번잡할것 같으니 자기 집을 에어비앤비로 외국인들한테 내주고 자기들은 시골에 내려가 있겠다는 경우가 굉장히 많은 상황입니다.

결국 근본적으로 올림픽이라는게 친환경적일 수가 있는건가 싶은 생각이 드는 시점입니다. 아예 올림픽 경기를 한 나라에서 하지 말고, 경기마다 분산해 치르는 지역 친화적인 방식으로 진행이 되어야 진정한 친환경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물론 당장 바뀌기는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결론적으론 이번 파리 올림픽을 기점으로 해서, 올림픽 개최지마다 전부 친환경을 내세우는 분위기입니다. 2028년 하계 올림픽이 진행되는 미국 로스앤젤레스도 건물을 새로 안 짓고, 기존 건물을 최대한 재사용하는 올림픽을 하겠다고 선언한 상태입니다. 2032년 호주 브리즈번 올림픽도 지속 가능한 올림픽을 모토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앞으로 올림픽은 친환경이 굉장히 중요한 모토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 MBC 손에 잡히는 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