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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반도체 산업 지원에 26조원 투입한다

2024년 5월 31일 소식지 내용입니다.

 

안녕하세요

반도체 생태계 강화를 위해 정부가 26조원 규모의 지원책을 발표했습니다. 이 중 17조원이 산업은행의 대출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됩니다. 산업은행이 재원 마련을 위해 채권발행을 늘리면, 채권 시장의 돈을 싹쓸이해서 자금경색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가 발표한 반도체 생태계 종합지원 방안으로 채권시장이 긴장하고 있다고....

 

, 레고랜드 사태의 학습효과 아닌가 생각됩니다. 지난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제 이슈 점검 회의를 통해 26조원 규모의 반도체 생태계 종합지원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이 중 18조원이 넘는 규모의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올해부터 가동하기로했는데, 재원의 대부분이 산업은행 출자입니다. 그러나 이 재원을 산업은행이 채권발행으로 채우지 않겠냐,그럼 시장에 산금채가 쏟아지면서 쏠림현상이 나타나는거 아닐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26조원의 지원 대책 중 18조원이 금융 지원이면, 이번 대책의 핵심이 이거겠구나...

 

그렇습니다. 전체 지원 대책의 70%가 금융지원 프로그램입니다. 이 중에서도 정부가 산업은행 출자로 17조원의 대출 프로그램을 신설해서 반도체 투자자금을 우대금리로 대출해 준다는게 골자입니다.

원래 올해 지원 예정 금액이 36천억원 정도였는데, 이걸 5배 가까이 늘린겁니다. 더불어 3천억원 규모로 조성 중인 반도체 생태계 펀드도 11천억원 수준으로 늘렸습니다.

금융지원 이외에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도로·용수·전력 등 인프라 지원에는 25천억원, R&D 인력 양성 투자에도 향후 3년간 5조원 가량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정부 남은 임기인 3년간의 투자 규모입니다.

그밖에 올해 말 종료되는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적용 기한을 연장하거나, 대상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포함됐습니다. 일각에선 이번 대책을 두고 이거 반도체 관련 대기업만 특혜받는다는 시각도 있긴 하나, 이번 계획의 70% 이상을 중소, 중견기업 지원에 쓰겠다는 게 정부의 입장입니다.

 

산업은행은 3년 동안 17조원을 어떻게 지원하겠다는거야?

 

일단 정부는 산업은행의 자본여력을 지원하고자 일부 증자를 고려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시기나 규모 등을 검토 중인 상황입니다. 보증 배수를 고려하면 2조원 안팎이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가 산은에 현물출자를 한다고 해도 공기업 지분을 넘겨주는 것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현금 유입이 발생하는 건 아닙니다.

 

KDB산업은행 자본금 변화(출처:매일경제)

 

그래서 결국 산업금융채권, 산금채 발행을 통해 반도체산업을 지원할 거라는게 시장 전망입니다. 문제는 조 단위로 산금채가 단기간에 채권시장에 쏟아지면 시장 수급에 부담이 생길 수 있다는 겁니다.

202210월 레고랜드사태 당시, 대규모로 발행된 한전채와 은행채에 수요가 몰리면서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은 유동성을 확보하기 힘든 자금경색이 유발됐었습니다. 당시에 금융당국이 이 쏠림현상을 타개하려고 한전채나 은행채 발행을 자제시키면서 위기를 넘겼습니다.

그러면 최근엔 산금채 발행이 없냐, 그것도 아닙니다. 워낙 산은이 자금을 투입하는 곳이 많기 때문에 매달 3~5조원 안팎으로 산금채가 발행되고 있습니다.

 

시장의 우려는 이런데, 당국의 입장은 어때?

 

결론적으로는 시장의 우려가 과하다는 겁니다. 산금채 발행이 수반되는 건 불가피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3년에 걸쳐 증자나 지원에 나설거기 때문에 충분히 시장에서 소화되는 수준에서 발행될 거라는 얘기입니다.

, 레고랜드사태 당시엔 워낙 금융시장 환경이 좋지 않았고, 변동성이 단기에 커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니 3년에 걸쳐 진행될 투자에 시장이 너무 과도하게 걱정하고 있다, 이걸 레고랜드사태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입니다.

 

보조금 같은 직접적인 지원은 아니지만, 반도체산업에 대한 정부의 위기의식이 드러나긴 하네....

 

이번 대책을 발표하면서 윤석열대통령의 워딩이 '반도체가 민생이다'였습니다. 반도체산업 지원이 국민을 위한 일이라고 강조한 겁니다. 직접적인 보조금 지원 대책은 빠졌다, 하는 지적에 대해선 올해 일몰되는 세액공제 연장이나 R&D와 설비 투자금의 일정 비율국가가 환급해 주는 것이 보조금과 다를 바 없다는 입장입니다.

 

중국 반도체산업 육성펀드 규모(출처:한국경제)

 

마침 최근 중국이 64조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기금을 조성했다는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이게 지금 세 번째 펀드 조성인데, 앞선 펀드들 규모를 더하면 130조원 정도가 됩니다. 미국, 한국, 대만을 견제해서 반도체 자급률 끌어올리려고 비공식적으로는 수백조원의 자금을 쏟아붓고 있을 거라는게 공통된 시각입니다.

미국은 이미 자국 중심으로 반도체 생태계 재편하려고 각종 반도체법을 제정하고 세계적인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고 있습니다. 반도체가 미래 산업의 쌀이라고들 하는데, 앞으로도 반도체 시장을 둘러싼 패권 다툼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 MBC 손에 잡히는 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