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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본법', 21대 국회서 폐기 우려

2024년 5월 21일 소식지 내용입니다.

 

안녕하세요

국회에서 계류 중인 AI 기본법을 둘러싸고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입장이 크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AI 관련법을 빨리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던데....

 

흔히 AI 기본법이라고 부르는데, 정식 명칭은 AI 산업 육성 및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법률안입니다. 일종의 AI 산업 육성과 규제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AI 헌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AI 기본법 주요 내용(출처:서울신문)

 

AI 기본법안이 작년 2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법안소위까지 통과했는데, 그 이후로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AI 관련법이 필요하다는데 여야가 이견이 없기도 하고, 3~4년간 여야가 발의한 7개 법안을 합쳐서 만든거라 빨리 통과될 거라고 했지만 지금은 사실상 21대 국회에선 폐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정부에선 최근 보름 사이에 과기정통부 장차관, 국무총리까지 공개석상에 나서서 21대 국회 임기 내 통과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이걸 두고 최근에 정의당과 여러 시민사회단체에서 졸속 입법을 추진할 게 아니라, 아예 계류 중인 인공지능법안을 폐기하고 새로 만들어서 22대 국회에서 처리하자는 주장을 들고나왔습니다.

 

어떤 점에서 이견이 있는거야?

 

정부와 여당은 구체적인 AI 관련 규제나 처벌은 후속 입법을 통해 다루고, 일단은 AI 산업 관련 뼈대를 만들어야 AI 기술경쟁과 윤리전쟁에서 뒤처지지 않는다는 논리입니다. 사실 지금 계류된 법안은 규제보다는 산업진흥에 방점이 찍혀 있는게 사실입니다. 규제 관련 내용은 구체적이지 않고 처벌 조항도 없습니다.

앞서서 쟁점이 됐던 우선허용, 사후규제 원칙이었는데, 누구나 AI 관련 제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는데 혹시 국민의 생명, 안전, 권익에 위해하면 제한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이게 업계에서 요구한걸 반영했던건데, 여기에 대해서 국민권익위원회도 문제점을 지적하고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발이 거세니 이 부분을 수정해서라도 입법 절차에 속도를 내는걸로 지금은 가닥이 잡혔습니다.

그러나 이 부분을 삭제해도 법안 자체가 산업 진흥에 치우쳐 있다 보니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AI의 부작용, 일자리 빼앗기는 것, AI를 통해 가짜정보 내지는 편향적인 정보가 확산되는 것, 딥페이크로 누구든 사기를 당할 수 있다는 것, AI가 언제든 나의 창작물을 베끼거나 개인정보를 도용할 수 있다는 것, 이런 것들을 충분히 예방하고 처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겁니다.

 

먼저 만들어진 유럽연합(EU)이나 미국의 AI 법은 어때?

 

EU가 작년 8월부터 시행디지털서비스법이 전 세계 최초의 AI 인데, 철저히 규제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아무래도 AI를 미국 빅테크들이 선도하고 EU는 이렇다 할 만한 AI모델이 없다보니, 미국 빅테크들의 AI 침투속도를 늦춰서 유럽산 AI를 만들고 육성할 시간을 버는데 방점이 찍혔다는 겁니다.

그래서 세부적인 내용을 보면, 우리가 쓰는 AI가 뭘 가지고 학습을 했는지 시스템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보완할 건지 모두 공개해야 합니다. 위험도 평가를 해서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면 지켜야 할 의무가 아주 많고, 사용하면 안 되는 AI로 평가되면 아예 유럽 시장에서 서비스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규정을 어기면 전체 매출의 최대 7%나 되는 과징금을 부과합니다.

 

AI 안전 관련 정책 추진 현황(출처:etnews)

 

반면에 오픈 AI,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AI를 선도하는 기업들이 많은 미국은 작년에 AI 산업 육성에 방점을 찍은 행정명령을 시행 중입니다. 육성이 우선이다 보니 규제 원칙은 자율규제에 가깝습니다.

이런 사례를 보면 결국 정부의 판단은 규제보다는 육성이 우리의 현실에 맞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가 미국처럼 굵직한 AI 기업이 있어서 글로벌 시장을 장악한 것도 아니지만 유럽처럼 아예 AI 불모지도 아니니, 후발주자인 우리 기업들을 밀어주고 키워주는데 방점을 찍는 법을 만들자, 이런 기조를 세운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 MBC 손에 잡히는 경제

 

 

이러다가 미래에서 아놀드 슈왈츠제네거가 벌거벗고 나타나, 악의 무리인 터미네이터를 무찌르는 것이 현실화 되는건 아닐까요?
지하 벙커라도 만들어놔야 하는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