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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ASML에 이어... 네덜란드 기업들 본사 이전 검토

2024년 4월 12일 소식지 내용입니다.

 

안녕하세요

네덜란드 정부의 반이민 정책으로 요즘 네덜란드의 많은 기업들이 본사 이전을 검토 중이라서 잔뜩 긴장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자세히 설명해 줘....

 

지난달에 반도체 장비회사 ASML이 본사를 해외로 옮기는걸 검토중이라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ASML 뿐만 아니라 이전을 검토 중인 네덜란드 대기업이 10곳이 넘는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전을 검토하는 대표적인 명분이, 네덜란드 현 정부의 반이민 정책에 반대한다는 겁니다.

반이민 정책의 주요 내용은 외국인 고숙련 노동자의 월급 30%에 대해 5년간 소득공제를 해주던 걸, 20개월로 줄이고, 대학 정원에서 유학생 비중을 제한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네덜란드 본사 직원의 40%가 외국인인 ASML처럼 외국인 직원이 많은IT 분야 기업들은 반이민 정책 때문에 인력 충원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반이민정책을 철폐를 해라, 아니면 우리가 나가겠다, 이런 입장입니다.

 

네덜란드 정부는 왜 반이민 정책을 펴는 거야?

 

보통은 나라 경제가 안 좋을 때 반이민 정책이 먹히는 경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네덜란드는 그렇지 않다는게 핵심입니다.

 

유럽 1인당 GDP 추이(출처:동아일보)

 

네덜란드 경제는 다른나라들이 요 몇년간 고전하는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습니다. 몇 가지 수치를 언급하자면, 작년 네덜란드 실업률이 3.5%입니다. 네덜란드 역사상 가장 낮습니다. 20221인당 GDP 성장률3.5%, 2022년 네덜란드 주민 1인당 GDP53,200유로입니다.

이 정도면 유럽연합 국가들 전체 중 4등 정도의 규모입니다. 21년에는 5위였습니다. 전반적으로 경기가 괜찮은 거고, 오히려 더 나아지고있습니다.

 

그런데 왜 반이민 정책이 먹히는 거야?

 

사실, 반이민정책을 내세운 정당이 뜨는건 네덜란드만의 일은 아닙니다. 유럽국가 대부분그런 정당이 하나 이상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는 경제가 안 좋아져 일자리 경쟁이 치열해질때, 경기가 침체기일때 반이민 정당의 지지도가 높아진다고 생각합니다. 먹고 살기 어려워진 유권자들이 이민자나 소수 민족을 배척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최근에 나오고 있는 논문들을 보면, 우리의 상식과는 정반대라는 보도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럽 10개국의 선거데이터를 비교해 본 논문에 따르면, 경기 침체기엔 이민 문제를 앞세운 정당의 지지율이 떨어진다는 겁니다. 실업률이 치솟고, 1인당 GDP 성장률이 낮을 땐 반이민 주장이 되레 먹히지 않는다는 겁니다.

 

네덜란드의 순이민 변동 추이(출처:아시아경제)

 

반대로 경제가 좋아지고 나서는 반이민 정당이 더 지지를 받습니다. 상식과는 반대입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 논문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경제가 매우 안 좋으면 유권자들경제 자체를 매우 중요한 이슈로 보기 때문에, 설득력 있는 경제정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그냥 반이민만 내세우는 정당에는 표를 안 줍니다.

그러나 경제가 좋아져서 먹고 살만하면 오히려 반이민 주장이 귀에 들리는데, 어떤 학자는 이걸 부의 역설이란 용어로 설명을 합니다. 반이민 정책이 먹히는건 경제적으로 어려워서가 아니라, 혹시 자신이 가진 부를 잃게 될까봐 두려워서 이민에 반대한다는 겁니다. 자신이 마땅히 받아야 할 것을 얻지 못할까 봐, 불안해서 반이민 정책에 표를 던지는 겁니다.

그러니까 부유해지면 관대해질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잃을게 많아지는 셈이라는 얘기입니다. 네덜란드 뿐만 아니라 호주, 노르웨이, 스위스에서도 반이민 정책을 내세우는 정당이 급부상한건 대체로 경제가 한창 좋을 때였습니다.

물론 이런 논문들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다른 관점에서도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출처 : MBC 손에 잡히는 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