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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리는 부동산 지표, ‘집값 바닥론’ 맞을까?

2024년 4월 8일 소식지 내용입니다.

 

안녕하세요

전국적으로 미분양 아파트는 늘고 있는데, 한쪽에서는 소폭이지만 아파트 거래량도 늘고, 가격도 반등했다기사가 나오고 있습니다. 상반되는 지표들 속에서 '이제는 집값이 오를 거다', '아니다, 일시적인 현상이다' 전망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집값이 바닥을 찍었다는 집값 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던데...

 

집값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통계는 주택가격과 거래량입니다. 지역별로 편차는 있지만 주택가격이 오르는 지역이 늘고 있고, 전체 주택 거래량도 늘고 있습니다.

주간 단위로 발표되는 전국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지난 34주차(3/25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주 대비 0.01% 상승했습니다. 114주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던 흐름이 18주만에 상승 전환했습니다.

 

전국 및 수도권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출처:비즈워치)

 

하락 폭을 점차 줄이더니, 보합으로 돌아섰다가, 결국 지난주에 상승한 겁니다. 가격 동향으로 봐선 집값이 바닥을 찍고 올라서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택 매매 거래량도 올해 들어와 증가세로 전환했습니다. 국토부가 발표한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신고일 기준)은 지난 2월에 총 33,333건으로, 1(32,111) 대비 3.8% 증가했습니다. 이 가운데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2,665건으로 1(2,456)보다 8.5% 늘었습니다.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아파트 실거래가를 분석해 보면, 같은 단지의 같은 평수의 아파트여도 작년 12~올해 1월에 체결된 가격과 올해 2~3월에 체결된 가격을 비교해 보니 수도권은 종전 계약보다 가격이 오른 상승 거래가 51.9%, 서울은 53.4%였습니다. 작년에는 상승 거래보다 가격이 더 낮게 체결된 하락 거래 비중이 더 높았는데, 올해 들어 반전된 겁니다.

 

분위기가 바뀐 이유는 뭐야?

 

단기적으로는 주택 거래를 촉진하는 정책적 이슈가 있었습니다.

우선 지난 1월말부터 시행된 신생아특례대출의 영향이 컸습니다.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서는 연 1%대의 파격적 금리조건을 내걸고 있어서, 많은분들이 이 특례대출을 활용해서 주택을 구입했습니다.

현재까지 신생아 특례대출에서 주택구입 자금 용도로 총 13천여건, 35천억원의 대출이 신청됐습니다. 이 가운데 신규주택구입용 대출은 4,100, 12,600억 원이었습니다. 2월 전체 주택 거래량 43,491건 가운데 9.4% 규모입니다.

종전보다 대출 여력을 줄이는 스트레스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2월말에 시행되기 시작한 영향도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 시행 이전에 미리 대출을 받아 집을 사려는 수요가 영향을 미친 겁니다.

물론 기저에는 중장기적으로 주택시장의 반등을 기대하는 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주택 매수에 대한 심리를 보여주는 매매수급지수가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의 경우 6주 연속 상승곡선을 그리며 얼어붙었던 매수 심리가 살아나는 분위기입니다.

주택가격이 떨어질 대로 떨어졌고, 장기적으로 금리도 인하되는 시점이 다가오는 만큼 관망에서 매수로 돌아서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겁니다.

 

한편 봄 이사철을 맞았는데, 전셋값도 계속 오르고 있지?

 

서울과 수도권의 전셋값 강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3월 넷째주(3/25 기준)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45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 갔습니다. 수도권(0.07%)도 서울과 같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오름세를 이어갔습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59,390만원으로, 6억원대로 재진입을 코앞에 두고 있습니다.

이처럼 전셋값이 올라가는 이유는 고금리 장기화로 매매 대신 돈을 적게 빌려도 되는 전세로 수요가 이동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전세 사기 여파로 빌라·다세대 주택 전세수요가 아파트로 옮겨간 것도 한몫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전세 수요가 많은 서울과 수도권의 지역은 아파트 전세 매물량이 계속 줄고 있습니다. 전셋값이 계속 오를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전세가격이 오르면 결국 매매가격도 오릅니다. 최근 전셋값의 강세도 집값 상승의 이유로 꼽을 수 있습니다.

 

지금의 집값 상승이 추세적으로 이어질지, 일시적 현상에 불과할지 따지는게 관건일 것 같네.....

 

지금이 집값 바닥이냐를 따지기 전에 분명한 것은 집값 반등이 나타나거나 주택매매 거래량이 늘어나는건 전국적인 현상이 아닙니다. 서울과 수도권에 국한돼서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지방은 여전히 주택가격도 하락세고 거래도 많이 없습니다. 요즘에 부동산 관련 기사들 보면 다소 침소봉대하는 보도들을 접하게 됩니다. 서울의 특정 지역에서 인기 있는 아파트가 높은 가격에 거래된 것을 앞세워 주택시장이 바닥을 찍었다는 식의 논리를 앞세우는데, 잘 구분하셔야 합니다.

앞에서 언급한 것과 반대로 침체를 가리키는 통계들도 계속 쏟아져 나옵니다. 대표적인게 미분양주택입니다. 분양되지 않고 빈 채로 남아있는 주택들입니다.

 

전국 미분양 주택 현황(출처:서울경제)

 

지난 2월 기준 전국미분양주택64,874가구로 전월(63,755가구) 대비 1,119가구(1.8%)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지방 미분양이 52,918가구로, 전체 미분양 주택의 81.6%를 차지했습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전국에 11,867가구로 전월(11,363가구)보다 4.4%(504가구) 늘어났습니다. 7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방만 미분양 문제가 있는게 아닙니다. 서울의 준공 후 미분양은 올해 1455가구에서 2월에는 503가구로 늘었습니다. 서울지역 준공 후 미분양이 500가구를 넘긴 것20148(504가구) 이후 96개월 만입니다.

 

여전히 고금리 상태인데, 집값 바닥론을 자신할 수 있을까?

 

현금부자가 아니라면 대출을 받아 집을 사야 하는게 일반적입니다. 그래서 금리 부담이 낮아야 집을 사기 수월한 겁니다. 그런데 지금은 역대급으로 금리가 높은 수준입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한국은행 홈페이지 제공/출처:이투데이)

 

한국은행은 2022년에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려 3.5%까지 높여놨고, 1년 넘게 고금리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하반기에 금리를 내리기 시작하면 한국은행도 인하를 시작할 수 있지만, 우리는 물가가 잘 안 잡히고 있어서 인하 타이밍이 뒤로 늦춰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내리기 시작한다고 하더라도 빨리 안 내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 주택 구입할 때 금리 부담을 계속 안게 된다는 말입니다. 2020, 2021년처럼 제로금리 수준의 싼 비용만 치르면 대출을 받는 시기가 오지 않는다는 겁니다.

스트레스 DSR도 단계별로 하반기에는 2단계, 내년부터는 3단계가 적용될 예정입니다. 은행 대출한도가 갈수록 줄어든다는 얘기입니다. 종합해 보면 부동산시장에는 지금 집값 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집값의 확실한 반등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출처 : MBC 손에 잡히는 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