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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아나보다 많다?" 동해 가스전 잠재력은...

2024년 6월 18일 소식지 내용입니다.

 

안녕하세요

동해의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 대왕고래를 두고 다양한 기대와 의문이 함께 일고 있습니다. 성공 가능성 20% 수치와 최대 140억 배럴에 이른다는 매장 추정치에 대한 해석이 다양한데, 가이아나의 사례와는 달리 봐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번 시추가 진행되게 된 배경이 있을까요?

 

대중들은 우드사이드가 들어왔다 나갔다고 하는데, 뭐가 달라졌길래 시추를 할까? 이런 궁금증이 많습니다. 발표 내용을 미뤄보건대, 기존 평가를 박하게 했던걸 다른 시각에서 보면 할만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이번 시추가 결정 났다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지난 기자회견에서 절차적인 근거는 나왔으나, 기술적인 근거(탐사 성공률 상향 등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 등)기밀이다 보니, 발표한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당시 우드사이드에서 평가한 자료가 오픈되지 않았기에 확답은 어려우나, 정부에서도 엑트지오의 분석을 석유공사와 교차검증을 통해 확인했다고 하니, 신뢰성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보통 전문가가 분석 결과가 괜찮으면 시추를 결정하는 건가요?? 전문가마다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으니 교차검증을 하는게 일반적인가요??

 

아브레우 박사 같은 경우는 회사 규모가 크진 않지만 전문적으로 컨설팅하는 인물입니다. 탐사결과나 시추결과에 전혀 책임이 없는 자유로운 사람이기도 합니다. 이 사람의 개인적인 해석이나 의견을 제시하면 일반적으로 회사내 자체적인 기술팀들의 검토 의견을 종합해서 거기에서 나온 결과를 서로 비교하거나 치열한 토의를 하는 방식입니다. 그렇게해서 일치가 되면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추가적인 자문을 요구할 수는 있겠으나 자문 자체, 교차 검증 자체를 여러 회사에다가 동시에 맡기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아브레우 고문이 7일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출처:뉴스1)

 

특히 규모가 큰 메이저 석유회사의 경우는 극도의 보안을 유지하기 때문에 자문회사를 쓰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굉장히 드뭅니다. 더불어 심해 탐사의 경우 굉장히 리스크가 큰 벤처 사업과도 같은 느낌입니다. 많은 자본이 필요하기에 컨소시엄을 구성합니다. 컨소시엄 내 파트너들끼리 데이터를 공유하고 교차 검증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겁니다.

 

그러면 앞으로 컨소시엄이 만들어지면서 추가로 교차 검증이 있을까요?

 

지금 정부 발표에 따르면 사업에 관심 있는 기업이 있다고 하니, 그런 기업들이 계약하게되면 모든 데이터를 공유하게 됩니다. 그러면 그 내부 기업들끼리 치열하게 자료에 대한 해석들을 하고 서로 검증하는 작업을 하게 될 것입니다.

 

아브레우 고문이 동해 가스전에 탄화수소층이 발견되지 않은건 리스크인 것 같다고 설명했는데, 그건 어떤 의미인가요?

 

탄화수소라는 것은 근원암에서부터 생성된 탄화수소를 의미합니다. 탄화수소가 모래층(저류층)으로 이동해서 거기에 집적돼야 하는데, 현재는 근원암 자체만 찾은 상황입니다. 지금 집(근원암)은 예쁘게 잘 찾아 놓았는데, 그 집 공간을 채울 만한 탄화수소가 생성되는 과정에 대한 확인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는 식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탄화수소의 존재 여부는 탄성파 조사하는 과정에서는 안 보이는 건가요?

 

탄성파 탐사만 가지고는 사실 그런 세부적인 것들을 찾기 어렵습니다. 집의 모양, 집의 위치, 방향성 이런 요소 역시 중요한데, 그런 것들은 탄성파 물리탐사를 통해 비교적 쉽게 확인할 수가 있으나 소스가 어디에서 얼마만큼 생성됐는지는 지질 모델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 겁니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불확실성이 큽니다.

 

추가로 다른 방법으로 확인하고 시추가 되나요? 아니면 불확실성을 갖고 시추하는게 일반적인가요?

 

무조건 불확실성을 갖고 한다고 봐야합니다. 현재 상황에서 추가적인 작업은 더 이상 할 수가 없는 상태고 이제 시추만 남았다고 하는 이유 역시, 시추 전 얻을 수 있는 자료는 다 모았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확실성을 크게 보고 있다는 뜻입니다

 

일반적으로, 물리탐사로는 어차피 모든 곳에서 탄화수소는 안 찾아지는 거네요?

 

물리탐사 발표 때도 언급은 했지만, 저류층에 해당하는 집에 물리탐사를 통해 어떤 이상값들을 분석하는 기법들이 있긴 합니다. 그래서 뭔가 시그널이 특이한데?’라고 하면 그걸 가지고 이게 물인지 가스인지 기름인지 추정하지만 정확성이 떨어집니다.

간접적으로 확인은 할 수 있으나 주위에서 얼마만큼 생성됐는지에 대한 것은 물리탐사 자료로는 추론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렵습니다.

 

현재 매장량은 35억배럴~140억배럴이 있을 것 같다는 분석인데, 시추 가능한 양이 아니라 매장량 추정으로 봐야 할까요?

 

지금은 매장량이라는 말을 쓸 수 있는 단계가 아닙니다. 매장량 이전에 추정량 추정 자원량이라고 보통 이야기하는데, 지금 단계에서는 4가지 중요 요소들인 근원암, 덮개암, 저류암, 트랙에 대한 추정이 진행 중입니다. 이 추정값을 곱한걸 20%라고 표현한 겁니다.

 

동해 탐사 현황(출처:연합뉴스)

 

이 사이즈를 최대로 예측했을 때와 가장 보수적으로 잡았을 때 값에 대한 추정치를 제시한 것뿐, 지금 있는 값 자체는 그렇게 의미 있는 값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가이아나 유전 같은 경우 똑같은 레벨에서의 추정치가 나온 적이 있나요?

 

매장량이라고 표현되어 있는지 확인해 봐야 할 텐데, 일반적으로 처음에 추정하는 그 자원량대단히 큰 숫자가 나오고, 시추를 하다보면 불확실성이 점점 제거되며 이전에 크게 잡았던 값들이 축소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새롭게 발견한 대박에 가까운 구조가 도출되면 예산이 늘어날 수는 있겠으나, 일반적으로는 탐사에서 상업생산단계로 접어들면서 숫자는 줄어들게 됩니다. 따라서 지금 추정치가 그렇게 크다고 하는 것은 그만큼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넓은 범위의 스프레드를 가지고 답들이 나온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시추 이후 석유나 가스가 나오게 된 뒤 매장량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는 건가요?

 

시추를 해서 확인해야 매장량이 되고, 그 수치가 나오면 국제적인 반응이 나오게 됩니다.

 

근데 경제성을 갖고 실제로 캐낼 수 있는 석유의 양은 또 다른 것 같아요.

 

, 다른 이야기입니다. 심해 같은 경우는 워낙 개발 비용도 많이 들고 기술적으로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매장량이 한 100 정도 나왔다 치더라도 거기에서 한 30~35% 정도밖에 빼낼 수 없기 때문에, 매장량이라는 숫자가 중요하기보다 현재 기술로 뽑아낼 수 있는 숫자가 중요합니다.

 

가이아나의 리자에는 회수 가능한 석유 매장량이 40억배럴이었는데, 실제 매장량보다는 더 보수적으로 봐서, 이건 다 꺼내 쓸 수 있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을까요?

 

그렇습니다. 실제 매장량 평가는 더 크다는 이야기입니다. 40억보다 더 된다는 이야기고, 확인된 채굴 가능량만 40이니, 지금 우리 정부에서 발표한 숫자와 이걸 비교하면 착각할 수도 있습니다.

가이아나의 40억배럴은 진짜 의미가 있는 숫자, 정부에서 발표한 숫자는 사실은 이 단계에 훨씬 못 미치는 극초반의 추정치에 해당하는 거니 이걸 11로 비교하면 오해의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탐사 시추가 진행된다면 매장량은 어느 정도까지 파악이 가능한 건가요?

 

탐사 시추가 되면 자원량에서 매장량으로 가는 그 전 단계나, 구조에 대해서 추정할 수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후 매장량이 나오게 되면 그때부터는 경제적인 가치를 매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 시추 결과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브레우 고문이 전문가냐 아니냐, 하는 논란도 있던데요....

 

세계적인 전문가 중 한 사람이라는 건 두말할 나위가 없는 것이고, 석유업계, 특히 메이저 석유회사 같은 경우는 특정 개인의 의견에 좌지우지되지 않습니다. 내부적으로 팀들을 경쟁시키는 구조입니다.

똑같은 대상을 가지고 A, B팀에 프로젝트 경쟁을 시켜서 틀린 쪽은, 몇 번 틀리고 나면 회사에 발붙이기가 어려운 혹독하고 살벌한 조직문화를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분야에서 오래 살아남았다는 것 자체가 아브레우 고문의 기술력을 비롯한 부분들이 업계에서는 검증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성공률이 20%라고 했는데, 업계에서 석유 시추시 확률은 어떤 의미를 지니나요?

 

20%라는 수치 자체가 보통 확률처럼 5번 뚫어서 1번은 우리가 성공할 수 있다는 의미는 전혀 아닙니다. 지금 아브리오 박사가 7개의 구조를 새로 도출했다고 발표한 상황인데, 사실은 구조마다 위험성을 별도로 평가합니다.

각각에 대한 평가가 20% 정도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10번이나 20번을 시도해도 한 번도 안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탐사 성공률이라는 것 자체가 상당히 주관적인 숫자라고 보면 됩니다. 가이아나에서 16%인데 우리는 20%니 높다는 것도 사실 어폐가 있습니다.

가이아나를 보는 엑손모빌의 시각과 동해 광구를 보는 시각의 주체가 다릅니다. 그래서 어떤 광구에 대한 숫자가 16%라고 해서 우리보단 못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다른 전문가가 보면 또 확률이 다르게 나올 수 있는 겁니다.

 

실제 시추 과정은 7개의 포인트 중 여기쯤일 거라고 포인트 로케이션을 찍는건가요?

 

그렇습니다. 실제 시추는 점을 찍는거기 때문에 집 자체는 발견해도 이 시추를 어디에다 찍는지는 거의 예술의 영역이라고 봐야 합니다. 결정 하나에 수천억이 왔다 갔다 하니, 그런 결정을 할 때는 치열하게 고민합니다.

우드사이드는 대단히 큰 회사고, 이미 돈도 많이 썼고 자기들이 배팅할 가치를 따져 결국 철수한 겁니다. 그다음으로 아브레우 박사의 영향이 얼마나 컸는지 모르지만, 이분은 기업과는 달리 이걸 제안하는 데에 있어 크게 부담은 없다 보니 스탠스가 조금 다릅니다.

정리하자면 우드사이드와 아브레우 박사가 어떤 포인트에서 상반된 의견으로 갈렸는지 그게 개인적으로 궁금합니다.

 

전문가 여럿이 찍는 시추 로케이션의 공통된 부분으로 진행하는게 비용 대비 가능성이 높을 것 같은데, 왜 그렇게 안 하는 건가요?

 

일반적으로 보면 그 방식이 좋을 것 같지만, 실질적으로 의견을 여러 사람에게 물어도 의견이 갈리는 경우가 나옵니다. 의뢰를 발주한 측에서 보면 더 혼란스러운 경우도 생기게 됩니다. 3명이 찍었는데 다 다른 것을 찍을 수 있고, 우선순위가 다 다를 수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에게 물어 답이 일치되면 좋지만,경험치나 개인의 능력치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고 관점이 다르면 또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논란의 소지가 있습니다.

, 여러 사람한테 주다 보면 자료가 샐 확률이 그만큼 늘어나서 일반적으로 그렇게 추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차라리 믿을 만하고 능력 있는 사람의 인사이트에 훨씬 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자 관행입니다.

 

보통 이 정도 규모면 석유공사가 혼자 하기는 어렵나요?

 

엑손모빌을 위시한 메이저 거대그룹이 아니고서야 일반적인 민간회사의 경우는 홀로 할 수 없는 수준의 규모입니다. 물론 메이저그룹 역시 컨소시엄을 통해 가이아나 광구에서 탐사를 성공했지만, 워낙 리스크가 크기 실패를 대비해 비용도 나눠 갖고 헷징을 하는 겁니다.

이런 구조가 일반적인 접근이기 때문에, 만약 석유공사만 단독으로 한다고 하면 정부가 상당한 부담을 갖게 됩니다. 시추를 성공하면 그때는 이 사업에 들어오는 기업들이 있을 거기 때문에, 지분을 좀 나누더라도 리스크 분산을 헷징하는 식으로 나가는게 앞으로의 추진 방향일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석유, 심해자원 개발이 가지는 의의는 무엇일까요?

 

과거의 사례들을 보면 일희일비하고, 정권의 속성에 따라서 자원개발을 적대시했다가, 붐업을 했다가, 반복되는 양상입니다. 최근 들어 환경 관련 종사자분들은 석유, 가스를 안 쓸 건데 뭐하러 그리 투자하냐는 이야기를 하는데, 석유와 천연가스산업이 굉장히 중요한만큼 제로섬게임으로 몰아가면 안 됩니다. 친환경과 투트랙으로 가야 한다는 뜻입니다.

 

 

동해 심해 시추 연혁(출처:서울경제)

 

시간을 들여 기술의 성숙도를 키우고 차분히 가야하는 사업인데, 붐이 일어나서 될 것처럼 하다 보면 과거의 부정적인 부분이 부각되다 보니 균형을 잃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정부와 관계자들도 이런 자원개발에 대한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 MBC 손에 잡히는 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