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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금융 기업, ‘역대급’ 영구채 발행

2024년 6월 13일 소식지 내용입니다.

 

안녕하세요

영구채를 발행하는 기업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이자가 높아도 기업들 입장에선 이거 말고는 지금 시장에서 돈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건설사를 비롯해 비금융 기업들의 영구채 발행이 역대급으로 늘어난다고?

 

먼저 영구채, 조금 더 깊게 들어가서 영구채와는 또 조금 다른 신종자본증권의 발행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일단 해당 뉴스의 의미는 급하게 돈이 필요한 기업들이 많다는 겁니다. , 은행에서 대출을 받거나 일반 회사채를 발행해서는 돈을 못 구한다는 의미기도 합니다.

 

올해 은행권 신종자본증권 발행 현황(출처:한국경제)

 

그렇다고 위험하다는 신호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그래도 급한 불을 이걸로 다 껐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불씨만 잘 관리하면 괜찮을 수도 있습니다.

 

신종자본증권이라고 했는데, 일반 회사채와 어떤 차이가 있는거야?

 

영구채는 만기가 보통 30입니다. 사실상 만기가 없는거나 마찬가지라고 해서 영구채라고 부릅니다. 돈 빌리는 기업 입장에서 매번 3~4년마다 갚아야 할 만기가 돌아오지 않으니 좋은 점도 있습니다.

그래서 회사채를 발행하면 회사로 들어온 돈을 자본이 아니라 부채로 인식하는데, 영구채의 경우에는 자본으로 인정해 줍니다. 다만, 그렇다보니 금리가 일반 회사채보다 높습니다. 아무나 발행하기가 힘든 겁니다. 그래서 영구채는 공공기관이나 공기업 등이 주로 발행했습니다.

그러던게 '신종자본증권'이라고, 모습은 영구채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좀 다른 상품이 시장에 등장한 겁니다. 만기는 30년 이상으로 같지만 신종자본증권은 상황에 따라서 특정 상황엔 증권으로 전환되는 성격을 가집니다.

표면상으로 만기를 30년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3~5년에 갚고 재발행하는 조건으로, 충족 여부에 따라 이자를 높이거나 낮추는 옵션 계약이 달린 방식입니다. 다시 말해 조건부 영구채같은 겁니다.

그래서 이 신종자본증권도 대부분 대형 금융사가 자기자본 비율을 맞추려는 방법으로 사용하거나, 유동성 확보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대기업들이 자본확충을 위해 활용하는 수단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좀 일반화되고 있다는 걸까?

 

일반화라고 얘기하기에는 이것도 발행하는게 쉬운 것만은 아닙니다. 투자자들이 위험성이 있다 보니 이자를 아무리 높게 해줘도 안 해주는 겁니다. 그러니 이거라도 발행하는 기업들은 그래도 4~5년 뒤에 옵션계약 같은걸 어기지 않을 만한 회사입니다.

 

※ 늘어나는 비금융기업 신종자본증권 발행액(출처:한국경제)

 

 

그래도 과거에 비해서 크게 확대되고 있는건 맞습니다. 숫자로 보면 2021년과 2022년 사이에 비금융권 기업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연간 4천억원~5천억원 사이였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15,220억원, 그리고 올해 6월은 18,340억원이니 지난해 발행 규모를 넘어섰고, 2년전에 비하면 4배 이상 늘었습니다.

신세계건설이 6,500억 규모, 얼마 전 JTBC540억원, CJ대한통운 1,500억원, 풀무원 1,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올해 발행했습니다. 조만간 SK온이라는 회사도 3천억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것으로 알려집니다.

 

앞서 급한 불을 끈 거라고 했으니 그래도 다행인거 아니야?

 

그렇습니다. 그래서 신세계건설 같은 경우 이렇게라도 자본 조달을 하니 주식시장에서 발행 성공이 알려지자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지금은 또 조금 조정을 받고 있습니다.

다만 이자들이 높아서 이자 부담이 상당합니다. 당장 신세계건설은 7.08%, JTBC9.3%나 되고, 효성화학도 8.3%입니다. 신세계건설은 이렇게 되면 매년 이자만 460억원입니다. 물론 이걸 발행해서 부채비율을 800%에서 200%대로 낮추긴 했습니다.

한편 만기가 30년이라고 하지만 3~5년 재발행 조건들이 붙어 있습니다. 신세계건설은 3년 뒤 이 재발행 약속, 조기상환 또는 콜옵션 계약을 하게 되는데, 이걸 어기면 이자가 확 올라갑니다. 지금 7% 이자가 9.5%가 됩니다. 어기면 매년 0.5%P씩 올리도록 돼 있습니다.

JTBC는 조기상환이 2년 뒤로 더 짧습니다. 이걸 지키지 못하면 9.3% 금리가 3%P 더 올라가는 구조입니다. 그러니 이걸 영구채라고 보기엔 미흡합니다. 본질적 재무구조 개선이라고 보면 안 된다는 의견도 있는 겁니다.

다만 기업들 입장에선 이거 말고는 지금 시장에서 돈을 구할 수 없습니다. 이런 조건이 아니면 투자하겠다고 나서는 곳이 없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출처 : MBC 손에 잡히는 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