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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17년만에 금리 인상에도 엔화는 여전히 약세

2024년 3월27일 소식지 내용입니다.

 

안녕하세요,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하고, 17년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습니다.

 

일본이 드디어 마이너스 금리를 벗어나게 됐구나....

 

, 20072월 이후 17년만입니다. 18~19일 이틀간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회의를 열었습니다. 그 결과, 단기 정책금리를 0.1%에서 0~0.1%올렸습니다.

일본은행이 이렇게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할 수 있었던건 그동안 통화정책의 전환요건으로 꼽았던 물가상승과 임금상승의 순환구조가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일본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출처:매일경제)

 

일본은행의 물가 목표인 2%대 물가가 2년 가까이 이어져 오고 있고, 최근 일본 최대 노동조합 조직인 렌고가 집계한 춘투 임금 인상률이 5%대로 높게 나왔다는 점에서 통화정책을 전환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은 겁니다.

 

일본이 금리 인상 기조로 돌아선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던데....

 

2000, 2006년에도 금리를 올렸다가 결국 포기했는데, 이런 경험에 비춰보면 방향타를 급격하게 돌릴 수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이 이번 금리 인상과 함께 그동안 잃어버린 30년을 극복하기 위해 추진했던 양적완화 패키지를 모두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대표적인게 YCC입니다. 장기 국채 금리 목표치를 정해놓고 금리가 그 이상으로 올라가면 일본은행이 직접 국채를 사들여서 금리 상승을 억제하는 겁니다.

그런데 발표 내용을 잘 보면 YCC를 폐기하겠다고 했지만 지금까지와 대략 같은 규모의 장기국채 매입을 계속하겠다고 했습니다. , 목표금리를 정하지는 않을건데 장기금리가 빠르게 오르면 계속 국채를 사들이면서 억제하겠다는 겁니다.

그러니 시장에서도 이번 일본은행의 결정은 긴축으로 가겠다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습니다.

결정적으로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도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이 때문에 금융시장 충격도 없었습니다. 이날 일본의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지수는 4만선을 굳건히 지켰고, 엔화 값은 심지어 예상을 깨고 소폭 하락했습니다.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면 금리 인상 속도도 빠르진 않겠네....

 

, 올해 많이 올려봐야 0.25% 정도에 그칠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이런 전망의 첫 번째 근거는 금리를 빠르게 올릴수록 국채 큰손인 일본은행이 엄청난 손실을 보게 된다는 겁니다. 아까 YCC를 언급했듯, 일본은행은 국채금리가 오르면 국채를 사들여서 금리 인상을 억제했는데 이렇게 사들인 국채 보유 잔액이 전체 발행 잔액의 절반 정도 됩니다.

그런데 당장 금리가 오르면 일본은행의 국채 가격이 급격하게 내려가고 고스란히 손실을 떠안게되니 부담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또 하나는 일본은행이 경기 침체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는 점입니다. 2000년과 2006년 두 차례 금리 인상에 나섰는데 2000년에는 이듬해 IT 버블 붕괴가 있었고, 2006년 인상 때는 미국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시작된 글로벌 금융 위기 때문에 얼마 못 가 다시 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이런 두 차례 실패 경험 때문에 일본국민은 일본은행의 오판으로 경기침체가 더 심해졌다고 비난했었습니다. 그래서 일본은행으로서는 이번에 통화정책 기조를 바꿀 때도 신중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는 겁니다.

 

일본이 금리를 올려야 우리나라 기업들 수출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를 많이 했었는데....

 

아무래도 우리의 관심은 환율입니다. 이제는 한국과 일본이 경합을 벌이는 산업이 많지 않지만, 자동차, 조선분명 엔화가치 하락으로 피해를 본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일본 금리가 올라가면 엔화 가치가 올라갈 것이고, 우리 자동차, 조선 기업은 혜택을 볼 거라는 전망이 나왔던 겁니다.

일본 기준금리 추이(출처:세계일보)

 

연초만 해도 1달러에 140엔대였던 엔·달러 환율이 지금은 150엔 안팎이니, 지금 수준보다 환율이 다소나마 내릴 수는 있지만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일본 주식시장에 직접 투자한 일학 개미들에게도 당장 타격은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일본 여행 가는 사람도 당장 줄어들지 않겠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추가로 금리를 올리면 엔화 가치가 강세로 돌아설 수 있겠지만 더 큰 신호탄은 미국의 금리 인하라고 봅니다. 그동안 일본에서 낮은 금리에 엔화를 빌려서 금리가 높은 나라에 투자한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1,200조원 정도로 추정됩니다.

일본 금리가 올라가고 미국의 금리가 내려가면 자연히 엔 캐리 트레이드로 얻는 수익률이 떨어지니 청산 움직임이 본격화될 겁니다. 이 자금이 급격하게 청산되면 그만큼 엔화 수요가 늘어납니다. 그러면 엔화 가치가 급격하게 오르는 수순을 밟을 겁니다. , 엔화 가치가 본격적으로 오르는건 미국의 금리 인하 이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 MBC 손에 잡히는 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