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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밸류업프로그램, 실망스럽다는 반응?

2024년 2월 29일 소식지 내용입니다.

 

안녕하세요,

우리나라 증시가 저평가받는,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결하겠다며 정부가 '밸류업프로그램'을 발표했습니다. 상장사들이 주가를 높일 계획을 내놓으면 정부가 세제 혜택 등으로 돕겠다는건데,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입니다.

 

기업밸류업프로그램이 드디어 공개됐는데, 시장에서는 실망스럽다는 반응이야?

 

2/26 금융위가 소문이 무성했던 기업밸류업프로그램을 공개했습니다. 설마 했는데겨우 이거 발표하려고 한 달 넘게 끌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우선 '밸류업프로그램' 정책이란 한국 증시가 지나치게 저평가돼있다는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를 해소해 보자는 취지에서 정부에서 추진해 온 정책입니다.

기업 곳간에 있는 자산이 100억인데, 시가총액은 오히려 이보다도 낮은 기업이 수두룩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옆나라 일본이 30여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뜨다 보니, 한국은 뭐하냐며 원성이 커졌고 대통령까지 연초에 거래소를 방문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호언장담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진짜 문제를 해결하나 하고 밸류업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가 쌓였고, 은행, 보험, 자동차 같은 만년 저평가 주식들의 주가가 20~30%나 치솟았습니다. 그런데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맹탕인 겁니다.

 

어떤 내용이 있길래 그렇게 실망한 거야?

 

실효성 있는 내용이 없습니다.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 주요 내용 (출처:연합뉴스)

 

요약하면 기업들의 자발적 주가 제고를 권장하는겁니다. 상장사들이 자율적으로 자신들의 기업가치를 평가하고, 이를 공시하게 한다는 취지입니다. , 주주와 소통을 잘해라, 어떻게 공시할지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제공해 주겠다는 게 전부입니다.

거래소는 분기별로 배당수익률, PBR 같은 지표를 공표하기로 했습니다. 취지는 이렇게 기업들이 저평가 되어있다는걸 공지하겠다는 건데, 사실 한국 투자자들기업 저평가 되어있는거 지금도 굉장히 잘 알고 있고, 검색 한 번이면 다 나오는 자료를 왜 또 거래소가 공시하겠다는건지 의아한 부분입니다.

이렇게 주가를 올리려고 하는 기업엔 표창을 줍니다. 매년 5월에 이런 노력을 종합평가해서 기업밸류업표창을 기재부 총리가 줍니다. 이걸 받으면 거래소와 증권사 홈페이지에 올려주고, 모범 납세자 선정에서 우대해 준다고 합니다. 일부에선 주가 띄운 기업에 세금 지원을 준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발표 자료를 보면 모범납세자 선정 우대, 세액공제 심사 우대, 법인세 컨설팅 우대, 부가세 환급이나 가업승계 컨설팅 우대라고 되어있습니다. , 말은 인센티브나 실질적으로 보상이라고 할 만한 건 없는 셈입니다.

 

결국 기업이 알아서 잘 좀 해봐라는 내용인 거야?

 

그렇습니다. 그래서 최근 저평가 해소 기대로 올랐던 주식들일제히 폭락했습니다. 외국인, 기관이 손을 털고 나간 결과인데요. 기대가 컸던 보험, 은행주는 장중 10% 이상 폭락했습니다. 자동차, 철강 같은 기대를 샀던 종목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발표 전까지만 해도 시장에서 기대한 건 명확했습니다. 결국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의 핵심은 기업을 실질적으로 좌지우지하는 대주주 입장에서 주가가 뛰는게 싫으니까 주가를 낮게 눌러놓고, 소액주주는 같은 주주인데도 차별받는 겁니다. 이 대주주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해소될 수 없는 건데, 정부의 정책은 원인이 아니라 다들 나서서 주가 좀 올려보라고 부추기는 겁니다.

, 원인은 해소하지 않고 그 결과인 주가만 문제 삼으니 실망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최근 1년간 주요 기업 자사주 소각 현황 (출처:문화일보)

 

이 문제가 드러나는게 금융위가 발표를 하자마자 자동차, 금융주가 우르르 빠졌지만, 대주주가 승계 포기 선언하고 강한 주주환원을 약속했던 메리츠금융지주 같은 곳은 오히려 주가가 올랐습니다. 결국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건데, 이미 시장에선 배당분리과세, 상속세 개편, 자사주 소각 등 현실적인 안이 나온 상황인데도 실효성 있는 정책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금융위가 자사주 문제를 해소한다고 했을 때도 기대했던 자사주 소각 문제는 빠졌던 것과 비슷합니다. 결국 총선용 정책이 아니었나 하는 얘기가 나옵니다.

 

올해 초부터 있었던 상승 국면의 중요한 이유인 저평가 해소에 대한 기대가 사그라지면서 상당히 불투명해졌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정부가 우리도 일본처럼 주가 상승으로 국민이 잘살게 하겠다면서 ISA 납입 한도와 비과세 한도를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금융투자소득세도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 법안들이 지난주 국회 상임위를 모두 넘지 못했습니다. 이번 국회가 총선 전 마지막 회기라 사실상 폐기 수순이고 총선 끝나고서야 가능한데, 원구성되고 이런저런 절차를 밟으면 올해 안에 가능할지도 모르겠는 상황입니다.

디스카운트 해소, ISA나 금소세 문제 모두 대통령이 직접 약속한 거라 기대들이 컸는데 다 무산되는 수순인 겁니다.

 

출처 : MBC 손에 잡히는 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