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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PF 부실 정리 본격화

안녕하세요

우리나라 금융당국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정리에 나섭니다. 올해 부동산 PF 부실 정리 과정에서 금융사 건전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고, 태영건설 기업구조개선(워크아웃) 신청으로 건설사 위기가 커지고 있어 선제적 조치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정부가 부실 문제가 터져왔던 PF 대출 정리에 들어갔다고?

 

, 그동안 정부가 채권단을 다그치면서까지 만기연장을 해가며 PF 대출문제막아왔습니다. 결국 정리에 들어가기로 했는데요.

 

2금융권 부동산 PF대출 연체율(출처:이데일리)

 

지난 25금감원이 캐피탈사와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2금융권 임원을 소집해서 회의를 열었는데, 여기서PF로 전환되지 않은 브리지론에 대해서는충당금을 100% 쌓으라고 요청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브리지론'은 처음에 삽 뜨기 전땅을 살 때 필요한 돈을 빌리는 겁니다. 사업이 어찌 될지 모르는 시점이라금리도 높고,주로캐피털이나 저축은행 같은 곳에서 많이 빌려줍니다. 땅 사고사업이 조금 돌아가면그보다는금리가 낮은 본 PF로 넘어가는 게 정상입니다. 중학교 3학년이 됐으면 고등학교에 가는 것처럼요.

 

그런데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으면서땅은 브리지론으로 빌려 사놨는데, 다음 단계로 못 넘어가는 사업장이 많아진 겁니다.,브리지론에서 본 PF 전환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건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브리지론의 70%가 만기 연장이 됐습니다. '만기 연장이 됐으니 좋은 거 아닌가?' 할 수 있는데, 사실은PF로 가야 정상인 거라 문제가 생겼다는 의미입니다. 3인데 고등학교를 못 가고 유급을 했다는 뜻입니다.

 

브리지론이 전체가 30조 원인데, 여기서 70%가 만기 연장이 됐다는 건21조 원이 사실상 문제가 생겼다는 겁니다.

 

"시간이 가도 안 될 것 같으니 당신들도 돈 빌려 준 제2금융권에 각오를 좀 해라, 이런 말인가 보네요." -이진우-

 

충당금을 100% 쌓으라는 건 무슨 의미야?

 

사실상떼인 돈으로 보고 대비를 해놓으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친구한테 100만 원을 빌려주면 가계부에 빌려준 돈 100만 원을 자산으로 써둡니다. 그런데 영 친구가 갚을 기미가 없으니 배우자가 됐어, 그냥 그 돈 없다 생각하고다음 달 지출 계획 짜라고 하는 셈입니다.

 

금융기관은 이게 정말 중요한 게, 부실이 갑자기 터지면 그야말로 사고입니다. 그래서 금융기관은 미리 요주의, 고정 등 위험도에 따라 없어진 셈치고 충당금이란걸 잡아놓습니다.

 

그런데 충당금을 100% 잡으라는 건, 금융기관 입장에서 이제브리지론 21조 원은 사실상 없는 돈인 거나 마찬가지가 된 겁니다. 물론 채권 추심 회사 같은 곳에 반의반 값에 팔아서 회수될 수 있긴 하지만, 이 브리지론들은 휴지 조각이 된 셈입니다.

 

금융권 부동산 PF 연체율 및 잔액(출처:서울경제)

 

이 충당금은 금융회사의 비용으로 잡힙니다. 2금융권 여러 곳에 걸쳐있다 해도 21조 원의 비용을 감당하긴 힘듭니다. 저축은행, 캐피털사 적자는 물론이고 회사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겁니다.

 

더 큰 문제는 지금까지 말씀드린 건30조 원 규모의 브리지론만 해당한다는 점입니다. 그다음인PF는 규모가 100조 원인데, 신용평가사들은 대체로이 가운데 절반가량은 요주의 이하,,받을 수 있을지 의심스러운 돈으로 보고 있습니다. 당연히 여기에도 충당금을 많이 쌓아야 합니다.

 

"충당금이라고 하는 게 어디서 주워다 쌓을 수 있는 게 아니라서.. 예를 들어 저축은행에 충당금 쌓으라고 하는 건, 주주들이 어딘가에서 돈을 가져다가 회삿돈이라고 메워놓지 않으면 저축은행 문닫게 하겠다, 그런 거죠?" -이진우-

", 이제 곧 지난해 실적이 발표될 텐데, 그렇게 되면 적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래서 금융권에서 지금 우려가 큽니다." -남궁민-

"문제는 21조 원이 주주들 주머니에서 나올 수 있냐고 하면 지금은 안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러면 이 저축은행은 부실한 저축은행이고, 문닫는 거야?'라는 소문이 뒤숭숭해지기 시작하고, 살생부니 뭐니 돌면서 '내가 돈 맡긴 저축은행은 괜찮나'하면서 뱅크런이 일어나고 난리 날까 봐.. 그래서 일단은 만기 연장하면서 기다려보자, 했던 건데.." -이진우-

 

그동안은 정부가 '대주단 불러서 만기 연장도 하고 좀 버텨봐' 하는 분위기 아니었어?

 

지난해까지만 해도 그런 분위기였습니다. 대주단을 불러, 한 곳 터지면 문제 감당 안 된다, 그러니 어깨동무 걸고 우리 버텨보자, 이런 분위기였던 겁니다. 문제가 생긴 PF도 연장, 연장하고 이자까지 미뤄주면서 버텼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경기 나아지면, 미국 금리 좀 떨어지면, 등 우리가 주식 투자할 때 반토막 나면 제발 오르기만을 기도하듯, 이게 터지면 감당이 안 되니 버텨보자는 같은 상황이었습니다.그런데 내린다던 금리는 안 내리고 집값도 빠지고, 건설사로 금융기관으로 계속 퍼지게 생겼으니 결국 메스를 든 겁니다.

 

사실 원래는 이러면 안 되는 거지만 시장에선 4월 총선 전에 이걸 터트리기야 하겠냐, 하는 분위기가 팽배했습니다. 그런데도 선거를 앞두고 환자 배를 열었다는 건당장 안 하면 안 된다고 결정할 만큼 문제가 심각하다는 의미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미뤄온 건 정리가 어려웠다는 건데, 잘 진행될 수 있을까?

 

일단 정리를 시작한 이상 시장에선저축은행, 상호금융 몇 곳이 흔들리는 정도예상하는 분위기입니다. 정부도 대비하고 있다는 시그널이 있는 게, 최근정부가 저축은행 M&A를 촉진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정부는 얼마 전까지 은행 과점 체제를 비판했는데, 한편으로는 은행끼리 합병을 장려하겠다는 점이 배치됩니다.

 

이건 결국 저축은행이 무너질 수 있으니 여력 있는 시중은행이 합병할 대비를 해라, 이런 신호가 아닌가 해석할 수 있습니다.

 

더 크게는 금요일에 슬쩍 발표된 거라 많이 보도되진 않았는데,우리나라 경제성장률지난해 1.4%밖에 안 됐습니다. 금융위기도 없었는데 경제성장률이 낮다 보니, 이 문제를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저성장이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큽니다.

 

일본도 80년대에 부동산 문제 해결에 실패하면서 침체에 빠졌는데, 조용히 진행되고 있지만 정말 중요한 시점이 된 거 같습니다.

출처 : MBC 손에 잡히는 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