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18일 소식지 내용 입니다.
안녕하세요,
이스라엘이 지상군을 투입한다고 선언을 하고서도, 섣부르게 전장에 뛰어들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이란이 갑자기 뛰어들었거든요. 지상군 투입하면 가만히 보고 있지 않겠다고 합니다.
갑자기 전세계의 시선이 이스라엘이 아닌 이란을 쳐다보고 있습니다.
이 전쟁으로 인하여 앞으로 세계경제는 어떻게 될까요?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하는 이진우씨가 재미있는 글을 썼습니다.
함께 읽어보시죠.
시장은 ‘이란’을 바라보고 있다
팔레스타인 저항 조직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했죠. 그런데, 시장의 시선은 전장에서 2,000km나 떨어진 이란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이란이 하마스의 배후일 수도 있고, 배후는 아니더라도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이 격해지면 하마스를 지원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게 왜 문제냐고요? 그럼 이스라엘은 결국 이란을 공격할 수밖에 없는데, 그때 이스라엘 편에 서야하는 미국의 입장이 곤혹스럽기 때문입니다. 이란은 한 때 미국의 가장 큰 골칫거리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이란의 하루 원유 수출량은 올해 초보다 64만배럴이나 증가했습니다. 주로 중국이 사가고 있지만 그게 유가 안정에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이란이 뛰어들면 물가도 뛴다
물가 상승이 가장 큰 걱정거리인 미국 입장에선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최근의 유가 상승을 유발한 러시아와 사우디의 공동 감산 규모가 하루 130만배럴이니, 그 와중에 이란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번 전쟁이 길어지거나 확산되면 유가가 오를 가능성이 큰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란의 석유 시설이 공격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전쟁이 유가에 미치는 또 하나의 연결 고리는 사우디입니다. 사우디는 미국의 물가 걱정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감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유가 상승이 신경 쓰인다면 뭔가를 해달라는게 사우디의 요구이고, 그런 사우디가 미국에 원하는 게 바로 핵무기 보유 허용입니다.
또다른 변수 사우디, 핵을 원한다?
사우디의 가장 큰 적은 핵무기를 가진(곧 가질 가능성이 큰) 이란입니다. 둘 다 이슬람 국가이지만 서로 감정이 매우 좋지 않습니다.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먼 왕정 체제인 사우디를 이란은 늘 비판합니다. 이란은 종교가 지배하는 나라이지만 그래도 선거에 의해 정부가 바뀌는 민주주의 형태를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우디가 핵무기를 원하는 이유는 이란에 있습니다.
미국은 유가를 낮추기 위해 사우디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려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사우디가 핵무기를 가지면 가장 먼저 위협을 느끼고 반발할 이스라엘인데요. 이를 달래기 위해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국교 정상화를 추진한 것입니다. 이 모든 게 잘 진행되면 사우디도 감산을 멈추고 유가는 안정될 것이었겠습니다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으로 이 계획도 다 틀어졌습니다.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대대적 반격을 준비하면서, 그래도 이슬람권의 종주국인 사우디로선 이슬람의 편에 서서 이스라엘과 각을 세울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내심 바라던 사우디의 감산 철회도 다시 멀어지게 됐습니다.
유가가 이런 이유로 계속 오르면 물가는 안정되기 어렵고 그렇다면 금리는 높게 유지될 수밖에 없다는 게 시장의 생각입니다.
전쟁은 국채 금리를 올린다
요즘 미국의 장기 국채 금리가 오르는 게 금융 시장을 압박하고 주가를 끌어내리는 가장 큰 요인입니다만, 미국의 장기 국채 금리가 오르는 진짜 이유를 놓고는 저마다의 해석이 다 다릅니다.
대체로는 ① 연준이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계속 올릴 거란 예상 때문이라거나 ② 미국의 경기 상황이 좋아서 장기적으로 미국의 경제 상황을 매우 낙관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거나 ③ 미국 정부 부채가 늘어나서 빚을 빚으로 막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국채 발행이 계속 늘어날 거란 (그래서 시장의 자금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아져서 금리가 오를 거란) 우려 때문이라는 게 시장의 대략적인 추정입니다.
중동에서 발발한 전쟁은 ①의 이유를 더 강화해서 국채 금리를 올리는 쪽으로 작용할 것이고, ②의 이유로 꼽히는 미국의 경기 낙관은 그 확률을 오히려 좀 더 낮출 것입니다. 문제는 ③인데 중동 전쟁에 어떤 식으로든 개입하지 않을 수 없는 미국이므로 재정 적자가 더 심해지는 쪽으로 (국채 금리가 더 오르는 쪽으로) 작용할 겁니다.
연준의 양적 긴축도 위축될까?
요즘 금융 시장의 가장 큰 딜레마는 연준이 시행하고 있는 자금 흡수(QT : 양적긴축)입니다. 시장 금리는 계속 올라가는데 연준이 자금 흡수를 위해 보유 채권을 계속 시장에 내다 팔고 있으니 금리 상승 속도가 가팔라지는 것입니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10년 넘게 시중에 자금을 계속 풀면서 경기 회복을 유도했던 QE(양적완화)를 되돌리는 정책이어서 언젠가는 필요할 수밖에 없던 것이지만, 그 시기가 미국 정부의 재정 적자가 증가하고 국채 발행이 늘어나는 시기와 맞물리면서 안 그래도 공급이 부족한 자금 시장에서 계속 자금 흡수를 하는 게 맞느냐는 저항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중동에서 발발한 전쟁이 확대되면 연준의 QT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시장이 중동 전쟁을 바라보는 돈의 흐름과 관련된 관점입니다.
※ 출처: 리멤버 나우 – https://app.rmbr.in/mEVg9teATDb (이진우 경제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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